“달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 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중에서
중고등학교 시절, 열심히 외웠던 작가 이효석. 그의 작품 <메밀꽃 필 무렵>이 얼마나 아름다운 작품인지를 알게 된 것은 그 후로 한참이 더 지나고 나서였던 것 같습니다.
와~ 우리가 사용하는 한글의 문장이 이렇게 아름다웠구나.
그리고 같은 이름을 가진 식당 <메밀꽃 필 무렵>의 음식이 그리운 것도 그 만큼의 시간이 더 흐른 후 인 것 같습니다. 자극적이지 않은 그 맛이 무심한 듯 생각납니다.
경복궁 옆에 위치한 <메밀꽃 필 무렵>은 건물 리모델링을 하면서 상호를 변경하였는지, 현재는 <돌밭 메밀꽃>으로 포털에서 검색이 가능합니다. 다행히 건물 외벽에는 <메밀꽃 필 무렵>이라는 상호가 남아 있어서 저처럼 예전을 기억하고 다시 찾은 사람들에게는 반가움을 줍니다.
돌밭 메밀꽃(구, 메밀꽃 필 무렵)
– 서울 종로구 효자로 31-1
– 영업시간 : 월~토. 12:00-19:00 / 14:00-17:00 브레이크타임 / 18:30 라스트오더
(매주 금요일 정기휴무)


우리나라 궁, 경복궁의 아름다움과 잘 어울러지는 식당 건물과 주변의 꽃들입니다.


<수요미식회>에도 소개되서인지 단골들 외에도 방문자들이 많아 평소 웨이팅이 있으니 방문 시에는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열심히 먹다보니 메밀 비빔국수(8,000원) 사진이 빠졌네요.

식당을 나오니 경복궁이 자랑스럽게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경복궁 산책이나, 새로 개방된 청와대 관람, 근처의 서촌 여행도 함께하면 좋을 것 같은 <메밀 맛집 방문>이었습니다

서울을 벗어나 메밀과 이효석의 아름다움을 조금 더 공감하고 싶다면 봉평에서 열리는 <평창 효석문화제>를 추천합니다.

봄날 이효석, 효석문화제, 이효석 문화예술촌 예술제 등 매년 다양한 행사가 개최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최우수 축제’ 입니다.


아쉽게도, 2022 평창효석문화제는 코로나19 재확산 방지와 폭우피해등의 사유로 취소되었다고 합니다.
폭우피해를 입으신 분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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