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여행을 가려고 하면 오늘 당장 출발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려면, 다른 사람들이 준비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게 말하는 사람이 싫다.
주변을 배려하지 않고 일을 버리는 사람도 싫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으른 사람도 싫고
소리만 요란해서 주변을 정신없게 하는 사람도 싫다.
늘 일만 하는 여유 없는 사람도 싫고,
맨날 놀기만 해서 대화의 깊이가 없는 사람도 싫다.
맨날 인상 쓰는 심각한 인상파도 싫고,
모든 일이 마냥 긍정적인, 진지하지 않은 사람도 싫다.
생각해보니 못생긴 사람도 싫고
공부 못하는 사람도 싫고
그냥 다 싫다.

아! 사람이 싫은 거구나!

오래 전, 마카오로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같이 가기로 한 친구와의 일정이 안 맞아서 고민하다가 그냥 혼자가기로 했는데 처음에는 살짝 겁도 났지만, 지내다보니 혼자 하는 여행도 재미있었다. 나만의 기분에 맞춰 맘대로 일정을 바꿀 수도 있었고, 방문할 여행지를 위해 누군가와 한참을 조율하지 않아도 되었다. 약간의 허전함이 있었지만, 그건 뭐 잠깐의 기분 탓이라고 생각되었다.

마카오에 간 기념으로 합법적 도박장에 가서 나의 인생의 운을 한 번 시험해 볼 생각이었으나, 그 순간의 기분에 따라 입구에서 마음을 바꿔먹고 마카오 세계문화 유산을 보는 것으로 일정을 바꿨다. 일정 변경에 대해 논의할 필요 없는 효율성에 기분 좋았다.

마카오에는 세계문화유산이 있다. 무너진 벽의 일부만 남아있기는 했지만, 석양과 어우러지는 성벽은 너무 아름다웠고 오래 전 역사 속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는 기분이었다. ‘아! 이래서 여행을 하는구나.’ 참 좋았다. 너무 좋아서 오래 간직하고 싶었고, 누군가와 그 순간을 함께 공감하고 싶었다.

그런데… 아무도 없었다.

그 시간에 그 속에는 나 혼자였고, 내가 본 장면도, 내가 경험한 시간도 오롯이 나만의 것이었다. ‘아. 외롭다.’ 여행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외로웠다.

혼자 여행을 가려고 하면 오늘 당장 출발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려면, 다른 사람들이 준비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사람에 지쳐서 도망가듯 여행을 가려고 한다면, 한번쯤 숨을 고르고 생각해보는 것은 어떤가? 조금 기다려야 하고 조금 불편해야 하지만 함께하는 여행의 가치를.

추신.
마카오 여행을 간다면, 세나두 광장 (Senado Square)에서 맛잇는 음식을 먹고, 성 아우구스티노 성당 (St. Augustine’s Church)와 성 로렌스 성당 (St. Lawrence’s Church)을 구경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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