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홍콩에 온 목적은 당신이 아니에요.
당신도 여기에 온 게 나 때문이 아니고요.”
– 영화 <첨밀밀(甜蜜蜜)> 중에서

여러분은 길을 걷다 우연히, 여러분의 시선을 사로잡는 공간을 만나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특별한 것 없는 평범한 공간이 문뜩 눈에 들어왔는데, 오랫동안 눈을 뗄 수 없었던 경험.

한참을 빠져들다, 비로소 정신을 차리고 나서야 ‘내가 왜 그랬지?’ 라고 불현듯 정신이 들었던 공간.

저는 오늘 그런 공간들을 발견했습니다.
시선을 멈추게 한 공간으로, 오늘 저와 함께 소소한 여행을 떠나보시는 것은 어떠실까요?

이 이미지는 대체 속성이 비어있습니다. 그 파일 이름은 KakaoTalk_20221109_141925668_03-1024x577.jpg입니다
여러분에게도 이 작은 공간이 매력적으로 보이시나요?

거리에서 만나는 홍콩 감성, 홍콩다방

지하철 홍대입구역에서 부지런히 약속장소로 걸어가던 중, 눈길을 멈추게 한 공간을 발견하였습니다. 바로 <홍콩다방>.

평범한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 아니냐구요? 네. 맞습니다.
이름부터가 직관적이고 레트로한 이곳은 평범한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입니다.

하지만, 여러분 아시나요? 저 한때, 홍콩에 살았던 사람입니다.
어설픈 영어와 중국어로 근 2년을 홍콩에서 일하고 놀며 사람들과 부딪히며 살았습니다.

휴일이면 사진기 하나 들고 홍콩의 로컬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맛있는 간식거리도 사먹고 예쁜 건물 구경도 하고, 홍콩 로컬인들이랑 친해지기도 했던 추억을 간직하고 있지요.

그러다 보니,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장소와 단어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 시간 그 장소를 소환’하는 마법 같은 공간이 되기도 하는데,
홍콩다방이 저에게는 ‘딱!’ 그 정서를 건드리는 공간입니다.

자그마한 상점들이 몰려있는 홍콩의 상점처럼, 골목 한 구석에 자리 잡은 작고 매력적인 공간.

홍콩다방 홍대입구역점
– 서울 마포구 양화로18길 9 1층
– 지하철 2호선, 공항경의중앙선 홍대입구역 8번 출구에서 57m

제가 방문한 곳은 홍콩다방 중 홍대입구역점입니다.

사장님이 홍콩에 계실 때의 추억을 생각하며, 가게를 오픈하셨다는데
홍콩에 살았던 저는 가게 곳곳에서 느껴지는 홍콩 감성에 잠시 ‘추억의 홍콩’으로 소환되었었습니다.

식도락 여행지로 유명한 홍콩은 음식 외에 에그타르트, 밀크티 등 디저트류도 유명합니다.
음식 천국 홍콩을 생각하며, 홍콩식 와플인 ‘까이딴자이’, ‘홍콩식 밀크티’, 그리고 밀크티에 커피가 추가된 ‘동윤영’을 주문하였습니다.

조만간 홍콩으로의 여행을 준비해야겠습니다.

추신.
홍콩의 맛을 못 잊은 저는 며칠 후 ‘까이딴자이’와 ‘밀크티’ 그리고, ‘동링차(레몬 아이스티)’를 배달 앱으로 주문했습니다. 배달로 먹어도 맛있는 홍콩의 맛이었습니다.

두번째 공간은 어떤 정류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홍대 <코카콜라 제로 드림월드 팝업스토어> 전시장의 어떤 의자

변하지 않는 어떤 환상에 대한 이야기, 정류장

영화 <판타스틱 소녀백서>에는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당신은 내가 믿을 만한 유일한 사람이예요. 왜냐하면 항상 여기에 있으니까요.”
“그건 네 생각이지. 난 언젠가 여기를 떠날 거란다.”

버스 정류장에서 항상 오지않는 버스를 기다리는 할아버지를 보며, 주인공 소녀가 하는 말인데, 놀랍게도 이 영화는 할아버지가 버스를 타고 떠나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는 것들이 자꾸 변해가는 것 같아 아쉽고,
또 한편으로는 변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과거의 무엇에 나를 여전히 묶어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저는 버스 정류장을 볼 때마다 변화에 대한 기대감과 변화에 대한 아쉬움이 같이 공존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홍대에 있는, <코카콜라 제로 드림월드 팝업스토어>에 갔다가 그 곳에 함께 전시되어 있는 의자를 보았는데요, 영화 <판타스틱 소녀백서>의 정류장 의자와 닮아서 한참을 쳐다 보았습니다.

<코카콜라 제로 드림월드 팝업스토어>는 2022.10.22 – 12.4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니 방문하실 분들은 일정을 잘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코카콜라 제로 드림월드 팝업스토어>
– 서울 마포구 양화로 176 와이즈파크 홍대 B2층

참고로 <코카콜라 제로 드림월드 팝업스토어>의 의자는, 요즘 인테리어 좀 한다하는 공간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그린 색의 스틸 의자인데,

이 의자는 Ronan&Erwan Bouroullec 형제가 디자인한 아웃도어 컬렉션 Palissade입니다.

로낭 부훌렉(Ronan Bouroullec, 1971~)과 에르완 부훌렉(Erwan Bouroullec, 1976~)은 프랑스 산업 디자인계를 이끌고 있는 디자이너이너로, 자연에서 영감을 받고 자연의 유기적인 형태를 디자인으로 승화하여 산업적인 재료들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삼성의 세리프 TV가 이들의 작품이기도 합니다.

부훌렉 형제의 디자인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Palissade 의자를 알아보는 쏠쏠한 재미도 있으실 것 같네요.

여러분의 시선을 사로잡는 일상 속의 공간은 어디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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